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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우리 강아지를 타투로”... 반려동물 굿즈 만들고 타투 새기는 사람들

등록일 2022-07-05 작성자 오래현 조회수 3020

반려동물 기르는 가구 312만… 전체 가구의 15%에 달해
전문가들 “반려동물 문화 정착 단계… 과한 집착은 경계해야”


“우리 열매 어때요, 귀엽죠?”

서울시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27)씨는 작년 1월 반려견 ‘열매’를 유기견보호소에서 입양했다. 당시 열매는 생후 1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박씨는 어린 열매를 데려와 지극정성으로 기르며 애착을 갖게 됐다. 그렇게 8개월쯤 지나 열매의 몸집이 점차 커져갈 무렵, 박씨는 열매의 모습이 담긴 굿즈를 만들어 간직하겠다고 결심했다.

박씨는 열매의 모습이 담긴 맨투맨, 티셔츠, 휴대폰 케이스 등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박씨는 “사랑하는 반려견의 모습을 물건에 담아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었다”며 “앞으로도 열매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담은 다른 굿즈들도 계속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박씨가 반려견 열매의 모습을 본따 제작한 맨투맨 티셔츠를 입고 있는 모습/독자제공
반려동물을 키우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반려동물의 모습을 담은 굿즈까지 제작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때 인스타그램 등에 계정을 만들어 키우는 반려동물의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는 것이 열풍이었다면, 이제는 반려동물의 모습을 담은 그립톡, 티셔츠 등을 주문 제작해 직접 사용하는 것이다. 심지어 기르는 반려동물의 모습을 몸에 반영구적인 문신으로 남기는 사람까지 생겼다.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의 수는 계속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1년 발표한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2018년 23.7%, 2019년 26.4%, 2020년 27.7%, 2021년 28.5%로 매년 증가세에 있다. ‘반려동물 보유 여부’가 조사항목에 최초로 추가된 지난 2020년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국내 전체 가구 중 약 15%(3128962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가구가 늘면서 관련 굿즈를 전문적으로 주문·제작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반려동물의 사진을 보내고 프린팅될 위치, 디자인 등을 지정하면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제작해 배송해주는 것이다. 2020년 3월부터 스마트폰 그립톡 주문 제작업체를 운영하는 차봉준(40)씨는 “하루 평균 주문 건수의 절반 정도가 반려동물과 관련한 제품 문의”라고 했다. 차씨는 “이미 세상을 떠난 반려견의 생전 모습을 굿즈로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자주 있었다”며 “한 여성분은 세상을 떠난 강아지가 너무 보고 싶어서 우리 업체에 제작을 문의했는데, 제품을 받아보자마자 펑펑 우셨다는 내용의 후기를 남겨주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반려동물 전문 타투이스트 신환히씨가 직접 그린 작품들. /신환히씨 제공
반려동물의 모습을 몸에 문신으로 새기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반려견타투’ ‘반려묘타투’ 해시태그는 각각 9만개, 5만개가 넘을 정도다.

반려동물 타투를 전문으로 그리고 있는 타투이스트 신환히(29)씨는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찾으시는 분들이 세 배 이상 늘었다”며 “매장을 찾으시는 고객 대부분이 기존에 타투 경험이 없고, 반려동물의 모습을 첫 타투로 새기러 오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애완동물이라고 불리며 도구화됐지만, 이제 반려동물이라는 명칭이 사회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졌다. 이는 동물에 대한 애착과 친밀도가 높아졌다는 뜻”이라며 “반려동물을 인생의 동반자 개념으로 생각하는 문화가 정착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과도한 집착으로 흘러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은겸 대구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 겸임교수는 “결국 반려동물의 수명은 인간보다 짧다. 반려동물에 너무 큰 집착을 가지다보면 나중에 큰 상실감에 빠져 헤매는 경우가 생긴다”며 “반려동물에 관심을 주는 것은 좋지만, 때가 되면 너무 큰 미련을 가지지 말고 떠나보낼 필요도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366/0000817013?lfrom=kakao (조선비즈)